서울대외과학교실

간에서 발생하는 암은 간 자체에서 생기는 원발성 간암과 간 이외의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간에 전이가 되어 발생하는 전이성 간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원발성 간암 중 약 90%는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간세포암입니다

간세포암은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 흡연, 경구 피임약, 아플라톡신 B1 등 다양한 원인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위험인자의 상대적 비중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으로 간세포암 환자의 약 70~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인에 관계 없이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약 25%에서 간세포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염바이러스

여러 종류의 간염바이러스 중 B형간염과 C형간염바이러스만이 간세포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간세포암 환자의 약 75%가 B형 간염, 약 9%가 C형 간염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세포암의 저발생지역에서는 B형간염은 주로 사춘기 이후에 성적 접촉, 오염된 주사기 등에 의해 감염되나, 고발생지역에서는 주로 출산기나 유아기에 어머니로부터 자식에 옮겨지는 수직감염이 주된 감염경로 입니다. C형 간염은 주로 수혈, 오염된 주사침 등이 중요한 감염 경로입니다.

알코올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간세포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이 직접 정상간세포를 암세포로 전환시키는 유전적 변이에 관여하는지에 대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역학적으로 알코올은 간암의 1급 발암원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흡연

흡연과 간세포암의 연관성은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역학적으로 흡연 남성의 간암 발생 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1.4배 증가하였으며, B형 간염환자에서는 상재적 위험도가 24.3배로 간세포암의 원인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경구용 피임약

주로 간세포암의 저발생지역의 여성에서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유럽에서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에서 간세포암의 위험도가 1.6~5.5배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발생지역인 아프리카에서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지역적 편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플라톡신 B1

아플라톡신 B1은 진균에서 생산되는 발암물지로 주로 옥수수, 땅콩 등의 곡류에서 오염됩니다. 중국과 아프리카 일부에서 곡류가 아플라톡신 B1에 오염되어 간세포암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에서는 아플라톡신 B1의 오염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큰 영향을 하지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세포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남자 47.1명, 여자 11.4명으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간암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22.8명으로 폐암, 위암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녀별로 나눠 보면 남자는 인구 10만 명당 34.1명으로 폐암에 이어 2번째, 여자는 11.3명으로 위암, 폐암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세포암 환자 중 남녀비는 3~3.5:1 정도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빈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양표지자에 의한 진단

간세포암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종양표지자들에는 암태아단백 (AFP), 암태아단백-L3, PIVKA II (Protein Induced by Vitamin K Absence or Antagonist-II) 등이 있으나 암태아단백 이외의 종양표지자들이 암태아단백보다 우수하다는 증거가 없어 아직은 일반적으로 임상에서 이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암태아단백은 진행된 간세포암의 진단에 중요하나, 전격성 간괴사, 급성 및 만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 같은 양성 간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세포암 환자의 80~90%에서 만성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혈중 암태아단백 수치만으로 간세포암을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영상학적 검사

1) 초음파 검사

초음파 촬영은 통증이 없으며, 타 영상 진단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암태아단백와 함께 선별검사에 유용한 검사로 이용되고 있다. 검사의 민감도는 70~80%로 알려져 있으나,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주변 조직과 간세포암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침윤성으로 자라는 암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상 간세포암으로 의심되는 소견이 발견되면, 확진을 위해 다른 추가 검사를 시행합니다.

2) 전산화단층촬영 (Computed Tumography: CT)

이중 조영 전산화단층촬영은 크기가 작은 간세포암의 진단에 예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이용되고 있는 다중검출기 CT는 빠른 시간에 촬영을 할 수 있어 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검사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자기공명영상촬영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과거 MRI는 간세포암의 진단에 있어 CT에 비해 잘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조영제의 개발로 MRI의 진단적 정확도가 매우 증가하여 조기간세포암과 이형성결절과의 감별에 큰 도움이 되며, CT에서 진단이 애매한 종양에 대해 감별 진단에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 시간이 길고, 비용의 부담으로 꼭 필요한 경우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혈관 조영술

간암조직은 약 90%에서 간동맥을 통해 혈류를 공급 받으며,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간암을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혈관 조영술을 통해 진단 뿐만 아니라 항암제 등 약물을 투여하여 경동맥 화학 색전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5) 양성자방출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일반적으로 PET은 암 진단에 있어 가장 예민한 검사로 알려져 있으나, 간세포암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간세포암 중 분화도가 나쁜 암이 주로 PET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분화도가 좋은 암은 PET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간세포암 환자에 있어 PET 검사를 일반적으로 시행하지는 않으며, 다른 장기 전이가 의심이 되거나, 간세포암과 다른 암종간의 감별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6) 조직 검사

간세포암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러나, 간세포암의 경우 영상학적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종양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 주로 시행합니다.

간세포암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 간이식, 고주파열치료, 경피적에탄올주입술, 경동맥화학색전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습니다.

1. 수술적 절제술 수술적 절제술은 가장 치료 성적이 좋은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실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제 간세포암 환자의 약 15~2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상 간은 약 70%를 절제해도 큰 문제 없이 재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간세포암 환자들은 대다수가 만성 간염 또는 간경변증 등 기저 간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기능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절제 후 잔존 간기능이 부족해 절제술 후 간부전으로 빠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방침 설정 시 절제가 가능한가, 수술이 가능한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간이식
간이식은 주로 간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의 초기 간세포암의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이 단일 종양인 경우 5cm 이하, 복수 종양인 경우 3개 이하이고, 최대 직경이 3cm이하인 경우, 또 주요 혈관 침윤이 없는 경우 간이식의 적응이 됩니다. 최근 간이식의 적응범위를 확대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이며, 좀 더 진행된 간세포암에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3. 경피적에탄올주입술 (Percutaneous Ethanol Injection: PEI)
경피적에탄올주입술은 초음파를 보면서 종양에 바늘을 찔러 에탄올을 주입하여 탈수 반응을 통해 종양을 사멸시키는 방법입니다. 경피적에탄올주입술은 종양의 크기가 3cm 이하이고, 개수가 3개 이하일 경우 시행하고 있습니다.

4. 고주파열치료 (Radiofrequency Ablation: RFA)
CT 또는 MRI에서 진단된 간세포암 병변에 대하여 초음파를 보면서 전극이 부착된 바늘을 찔러 고주파에의해 발생하는 열로 종양을 사멸시키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적응증은 종양의 개수가 4개 이하이고, 각 종양의 크기가 5cm 미만일 때 시행하고 있습니다.

5. 경동맥화학색전술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
앞서 혈관조영술에서 언급하였듯이 간동맥을 통해 선택적으로 해당 종양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종양에 혈류를 공급하는 동맥을 막아서 종양을 사멸시키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말기간질환 상태 또는 조절되지 않는 세균성 복막염 상태가 아니면 시행할 수 있습니다. 적응 대상이 넓습니다.

6.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
진행된 간세포암에 대해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성적

서울대병원은 1992년 이후 약 2000건 이상의 간절제수술을 시행하였습니다. 간암 환자의 간절제술 후 5년 생존율은 세계적으로 40~50% 정도인 것에 반해 서울대병원은 5년 생존율이 약 58%로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성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