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위장의 뒤쪽, 복강의 등쪽 뒷벽에 위치한 길이 20cm 정도의 길쭉하게 생긴 장기로 주된 역할은 소화액의 생산 및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포함한 여러 호르몬의 생산입니다. 이에 발생한 암을 췌장암이라고 하는데, 증상 및 징후가 잘 나타나지 않고, 나타난다 하여도 특징적이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습니다.
또한 주위에는 중요한 혈관들이 많이 위치하여 이들로 쉽게 직접 침윤이 일어나고, 진단 당시 이미 주변의 림프절 전이가 심하다든지 간전이가 있어서 근치적 절제(현재 암이 존재하거나 또는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수술)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근치적 절제를 시행한다 하더라도 다른 암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불량하나, 최근 수술 술기를 비롯한 의학의 발전으로 병기에 따라 10~25%정도의 5년 생존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병리학적 소견 및 전파 양상 (기본 해부학 그림-위치그림, 주변 혈관계 그림- 추가)
췌장암은 반수이상에서 췌장의 머리부분(췌두부)에서 발생하고, 뒤를 이어 췌장의 몸통 및 꼬리부분(췌체부 및 췌미부), 췌장 전체에 걸친 전반적인 암의 순서로 발생합니다. 위치상 직접침윤에 의하여 십이지장, 담도, 비장, 위 등 주위 장기와 복강의 뒷벽인 후복막 및 주위 주요 혈관, 신경총 등으로 퍼져나갑니다. 췌두부암의 경우 비교적 초기에 담도침윤을 일으켜 황달이 오기 쉬우나, 췌체부 혹은 췌미부암인 경우에는 황달이 드물고 따라서 특이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 주요 혈관 침습은 절제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며, 침윤빈도는 30~50%에 이릅니다. 혈관주위에 암침윤이 있으면 예후가 매우 불량합니다. 췌장암은 림프절 전이를 잘하는 종양으로 그 빈도는 50~8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절제를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림프절 전이가 있고, 원격전이에 해당하는 대동맥 림프절 전이는 20%이상에서 발견됩니다. 췌장암 환자는 진단 당시 원격 전이가 발견되어 절제 수술을 받지 못하거나 또는 절제술 후에 원격전이로 재발을 보이는 환자가 많습니다. 원격전이는 혈관을 통해 간으로 전이되거나 복강 내 파종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위험인자
흡연
현재까지 알려진 췌장암 발생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발암물질은 담배입니다. 흡연은 거의 모든 보고에서 일정하게 관찰되는 췌장암의 위험인자이다. 췌장암의 20~30%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자에 있어 췌장암의 상대적 발생위험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1.6~3.1배 높고, 그 위험성은 흡연량에 비례합니다. 폐암처럼 흡연 20년 후에 췌장암발생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금연 후 10~15년이 지나야 췌장암 발생위험도가 점차 감소하여 비흡연자와 동일해 집니다.

흡연 이외에 음식물, 알코올, 커피, 화학물질, 방사선, 유전적 소인 및 유전자 이상 등이 췌장암의 원인으로 의심되었으나, 현재까지 명확히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기존의 질환들로는 당뇨병, 만성 췌장염 등이 있다. 이전의 위절제술이 위험인자로 생각되기도 하였으나,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이 아니라 췌장암에 의한 이차적인 내분비 기능장애로 당뇨병이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고령에서 발병하고 비교적 일찍 인슐린이 필요하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없거나 비교적 마른 체형 등의 비전형적인 임상상을 보이는 경우 췌장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만성췌장염은 췌장암과 감별이 매우 어렵고 췌장암으로 인해 췌장염이 올 수 있으나, 그럼에도 만성췌장염은 성별이나 췌장염의 원인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볼 수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소화기 암종 중 위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4번째로 흔한 암이며, 전체 암 중에서는 발생등록비율이 2.4%로 9위, 사망률로는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이다. 60대 이상 노령인구에서 발생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에서 다소 많이 발생하지만, 노령으로 갈수록 남녀에서 비슷하게 발생합니다. 매년 등록건수 및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진단방법의 발달에 따른 현상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실제 발생빈도도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